“바보야, 문제는 경제민주화야!”

위평량 |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작성일시: 작성일2012-12-24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빌 클린턴이 조지 부시를 상대로 한 선거 구호로 우리에게 익숙한 구절이다. 이것을 '바보야, 문제는 경제민주화야!'로 고쳐도 무방하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박근혜 당선인도 야당의 '경제민주화 신무기'를 개량해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로 적극 수용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는 경제와 복지, 그리고 노동까지 포함한 것으로서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것이다.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주요 공약을 총선때부터 면밀히 분석해 본 당사자로서 평가해 보면, 작년 이맘때의 인식수준에 비해 놀랄 만큼 진전된 것도 사실이다.


먼저 재벌대기업 분야의 정책으로는 소액주주 등 비지배주주들이 독립적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시스템 구축, 일정요건이 되면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의 의무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금융·보험회사로 확대, 일감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부당내부거래 부당이익 환수,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제 및 다중대표소송제도 단계적 도입 등이 있다.


또 중소기업분야에 있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집단소송제도 도입, 사인의 금지청구제도 도입, 납품단가 협상력 강화를 위한 협동조합에 협의권부여, 중소기업 사업영역조정제도의 도입, 부당 납품단가 인하 ·인력 빼가기·기술탈취·일감몰아주기 금지를 위해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다.


경제민주화 공약 실천의지 보여야


이러한 공약들이 초보적 수준의 개혁정책이라 할 수 있지만, 국민들이 급격한 변화를 바라지 않았다는 점에서 박 당선자는 재임기간 동안 이 공약들을 반드시 실천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필요충분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박 당선자의 확고한 실천의지이다. 이 의지는 아직까지 확인된바 없으나 당선자 스스로 수없이 언급한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철학을 믿을 수밖에 없다.


둘째, 한국경제에 대한 당선인의 이해가 더욱 깊어져야 한다. 복지국가와 중산층 확대는 재분배 구조 강화만으로는 어렵고 따라서 생산-유통-소비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의 구조개혁이 있을 때 비로소 목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경제민주화 담론 내부에는 성장도 동시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전면적인 경기부양책을 섣불리 구사해서는 오히려 한국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향후 세계적 경기불황과 국내 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된 만큼 개혁의 반대편에 있는 주체들은 이를 빌미로 대통령의 국민과의 약속을 무산시키려 들 것이다.또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5년간 변함없이 집행할 인물이 필요하다. 경제민주화 무력화 시도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국민적 힘으로 돌파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반대집단 극복이 과제


새누리당 내부의 경제민주회실천의원모임(이혜훈 최고, 남경필 의원 등)과 민주통합당의 의원들이 상당한 정도 정책 유사점이 있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를 무력화하려는 세력들에 함께 맞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또 있다. 성장중심의 정책이 오늘과 같은 경제력 집중,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복지 미흡, 노동조건의 열악함을 초래했다. 따라서 제시되어 있는 경제민주화프로그램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국민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유일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이 글은 내일신문 12월 24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