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3법은 굉장히 낮은 수준의 법안

김우찬 | 경제개혁연구소 소장, 고려대 교수   작성일시: 작성일2020-08-26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상법 일부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그 의의에 대해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기사 (2020.8.25)입니다. 제 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고려대 교수)은 “상법 개정안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방안을 담지 않았고,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자·손자회사 지분 보유 강화 대상에서 기존 대기업집단을 제외했다”며 “굉장히 낮은 수준의 개혁법안이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008252137045&code=920100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과된 법안들은 '개혁'법안이라고 하기에 상당히 민망스러운 수준의 법안들입니다. 재계의 거센 반대를 예견해 일부러 처음부터 빈약하게 만들었는데 재계가 이러한 법안에 대해서조차 과도한 규제라고 반대하는 것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지주회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 기존 지주회사에는 적용하지 않고, 새로 설립되거나 전환되는 지주회사에 대해서만 적용됩니다. SK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정부의 배려라고 판단됩니다.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 : 기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는 적용하지 않고, 법 시행 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 통지받는 경우부터 적용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정부의 배려라고 판단됩니다.

금융보험회사 및 공익법인의 계열사 주식 의결권 제한 계열사간 합병, 영업양수도의 경우에만 의결권을 제한하고, 나머지 중요 안건의 경우 여전히 15%까지 허용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개혁연대 의견서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의결권 허용은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금융소비자들로부터 빌린 돈을 총수일가의 지배권 유지를 위해 사용해도 괜찮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삼성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정부의 배려라고 판단됩니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강화: 사익편취 규제대상 계열사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상장, 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일원화하고, 이들 기업이 50% 초과하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부당성' 요건은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총수일가에 대한 정부의 배려라고 판단됩니다.

<상법>

다중대표소송 도입 : 통상적인 지배관계 형성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30% 출자가 아니라 모자회사 기준인 50% 출자의 경우에만 적용되고, 소 제기요건 완화 (단독주주권), 대표소송 원고적격 유지 등의 내용은 담지 못했습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 : 감사위원회 위원 전원이 아니라 1인 이상의 감사위원만 분리선출하도록 하였습니다. 집중투표제도 의무화는 빠졌습니다.

감사 등 선임시 전투자표 실시하는 경우 주주총회 결의요건 완화 (발행주식총수 1/4 찬성 요건 삭제) : 재계의 잘못된 민원을 정부가 심사숙고하지 않고 경솔하게 받아 준 경우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섀도우보팅제 폐지 이후 회사들이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에 실패한 원인은 기본적으로 소액주주의 주총참석을 충분히 독려 하지 못한 데 있는 것이고 (주총소집기간이 길어질수록 부결 회사수 감소), 내년부터는 사업보고서 제출 이후 4월 주총개최가 가능해져서 주총 집중 현상도 크게 완화되는데 이 효과를 지켜보지도 않고 급하게 내놓은 개정안입니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지배주주만 참석한 주총에서 지배주주만의 찬성으로 감사나 감사위원회 위원이 선임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

비금융 계열회사에 집중적인 지분 투자를 해서 집중위험과 전이위험에 상당히 노출되어 있는 금융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사후적으로 내부통제체계 또는 위험관리체계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필요자본 확충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사후적으로 만든 내부통제체계나 위험관리체계가 과거에 이루어진 지분투자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위험수준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필요자본 확충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 뇌물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뇌물을 준 사람이 앞으로 뇌물을 주지 않겠다고 하니 형량을 경감시켜주자'고 주장한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 이 글은 blog.naver.com/wckim0321 블로그 8월 26일에 작성된 것으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