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위기 내몰린 소상공인에게 안전망 갖춰줘야

위평량 |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장   작성일시: 작성일2020-04-24   

서울시가 자영업자 현금지원을 발표했다. 연매출액 2억 원 미만의 약 41만 사업자에게 월 70만 원씩 두 달간 총 5740억 원을 지원한다. 서울시 소상공자영업체의 약 72%가 수혜 대상이다. 동원된 예산은 쉽게 마련된 것이 아니다. 2020년 집행되어야 할 각 분야의 사업을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이는 해당 분야의 사업이 내년으로 연기되거나 축소되는 것이다. 각종 사업을 수행하는 사업체 및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일자리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제한된 예산으로 효과 극대화를 추구하며 추가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진 것이다.


그간 정책당국의 자영업과 소상공인 지원은 빚에 빚을 더하는 융자 중심의 간접지원이었고 현금 직접지원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과 같은 지역화폐를 통한 지원이었다. 서울시 역시 두 차례 긴급지원은 기존 방식으로 했다. 그러나 매출 급감에 직면한 사업자들은 당장 지급해야 할 인건비와 임차료, 각종 공과금 등 고정비를 조달하기 어렵다. 서울시가 직접 현금지원에 팔을 걷어붙인 배경이다.

또 다른 배경은 사업자와 근로자들의 불안감 해소와 경제적 심리 위축을 극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가 측정되지 않고 후폭풍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충분한 예측도 어렵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어온 사업자들은 폐업과 부도에 대한 두려움이 삶의 임계치에 달하고 있다.

자영업과 소상공인 영역은 우리 경제의 아픈 손가락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산업발전이 거듭될수록 이 영역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때로는 경제정책 대상으로, 때로는 사회정책 대상으로 인식돼 어느 부처가 주도적으로 챙기지 않았다. 부가가치와 노동생산성이 낮아 오로지 구조개혁의 대상으로만 다뤘다. 하지만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가운데 한국 경제의 자생적 생태계이기 때문에 개인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뉴노멀의 시대를 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이 정책적 차원에 그친 것이라면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사람들의 인식과 행태를 변화시켜 기존 경제구조를 바꾸는 진정한 뉴노멀이다. 이 시대의 뉴노멀은 위기와 기회의 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우리는 앞서 경험하지 못한 많은 상황을 빈번하게 목격하게 될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수장들과 리더십들이 직접적인 ‘경세제민’을 수행하는 것도 이 범주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위기상황 대처에서 이른바 관료적 행태가 없었는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개별경제 주체들의 매출액 피해와 소득감소 수준에 대한 근사치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협조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 관련 긴급지원정책에 대한 혼선과 본질을 훼손하는 표피적 논란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관련 중앙부처는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동아일보 4월 24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