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와 경영권 위협 및 가업승계

위평량 |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작성일시: 작성일2019-04-22   

최근 상속세율과 상속증여세제가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가업상속 공제제도 개선 발언과 상속세 납부에 따른 한진그룹 경영권 위협설 등으로부터 시작됐다. 즉 가업상속 대상을 현행 매출액 3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요구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식을 매각하게 되면 그룹의 경영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주장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도한 요구이며 틀린 주장이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부모는 없으며 실정법상 절세를 위한 기기묘묘한 방법을 고안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견강부회 페이크(fake)뉴스가 선을 넘었다.

먼저 상속세 때문에 한진그룹이 경영권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상속자산이 주식만이라는 극단적 경우를 가정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추정한 상속세는 약 1600억원이다. 고 조양호 회장은 생전에 오랜 기간 9개 계열사 임원을 했고 따라서 추정된 퇴직금만 약 1950억원 정도가 된다. 세금 등을 제외하고 나면 약 1000억원의 납부재원이 마련될 수 있다. 그리고 연부연납과 가족들의 보유자산 등으로 납부하는 방법이 있으므로 이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명목기준 최고 상속세율 벨기에 80%

다음으로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명목 기준 최고상속세율은 벨기에의 80%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이 65%라는 주장이 있으나 명목 최고세율은 50%이다. 그리고 상속세율 65%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이루어지는 주식 양도에 따라 양도소득세 22%가 별도로 과세되기 때문에 상속세율이 사실상 87%라는 것도 과장된 주장이다. 몇 가지 가정을 전제로 계산해 보아도 이와 같은 수치는 도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높은 상속세율 때문에 가업을 포기한다는 주장은 억지주장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근거 없고 맹랑한 주장들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배경은 어디에 있는가. 아마도 재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실제 상속을 받은 사람들의 숫자가 매년 적지 않은 가운데 나도 해당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일 수 있다. 상속세를 이슈화 시키고 있는 집단은 바로 이 같은 군중 심리를 자극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 자산가들이며 보통사람은 거의 해당되지 않는다.


2018년 국세통계연보를 보자. 상속받은 사람 숫자는 2017년 22만9826명이고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과세미달자가 22만2840명이라서 상속세를 납부해야 될 사람은 6986명에 불과하다. 5년을 평균적으로 보면 상속세를 신고한 사람은 연평균 28만명으로 꽤 많지만 정작 상속세를 납부하는 대상자는 연평균 6957명밖에 안된다. 다시 말하면 일반인이 걱정하는 것처럼 모두 상속세를 납부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인구 또는 경제활동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고액자산가 극히 일부만 해당된다.

극소수 자산가만 납부 대상

과거 종부세제도입 때, 과세대상이 아닌 서민들까지도 덮어놓고 비판하고 반대해 결과적으로 부동산투기꾼과 소수 자산가들만 혜택을 보게 했던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아야 하는데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이번 상속세제 이슈에서도 엿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90% 국민이 해야 할 일은 세법조항과 세율을 다루는 과세당국과 국회의원의 공평무사(公平無私)함을 촉구해야 하고 특정이익집단의 준동을 틈타 사리사욕을 취하거나 극대화하려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심판해야 하는 것이다.


​* 이 글은 내일신문 4월 22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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