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와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위평량 |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작성일시: 작성일2019-02-20   

최근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계열사 등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논란과 함께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동원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두번째로 보인다. 주주권행사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이고 그렇게 돼야 하지만, 향후 이에 대한 논란이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 대부분은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연금이 혹여 그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까 하는 점에서 연금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연금제도 변화는 국민적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변화될 것이며, 주주권행사 강화 역시 연금의 근본 목적달성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국민연금 4차 종합운영계획에 따르면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제시하고 있다. 비재무적 기업가치 훼손행위로 기금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경우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도 명시하고 있다. 비재무적 요인은 횡령과 배임 사익편취 외에도 기업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 활동 전반으로서 환경 및 사회책임과 지배구조 문제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번 한진계열사 주주권 행사는 총수일가 탈법·사익편취·갑질 등에 대한 것으로 비재무적 기업가치 훼손에 해당돼 타당한 것이다.


비재무적 기업가치 훼손행위에 주주권 행사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이명박정부 시기에 논의가 활성화돼 2012년 4월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 ‘공적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활성화’를 공론화시켰고, 박근혜정부 국정과제에서 ‘독립성 강화를 전제로 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라는 문구로 보다 구체화시켰으나 이같은 정책은 작동되지 못했다. 문재인정부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제시해 그동안 명목상으로만 있던 정책을 실체적으로 구사하는 중이다.

즉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가 재계나 친재계 인사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기업을 옥죄기 위해 현 정부가 의도적으로 강화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또 이러한 제도가 확산된 시기와 배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친 가운데 기업지배구조 문제점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본시장 차원 접근 방법으로서 선진국 대부분에서 자국 여건을 반영한 제도를 작동시키고 있다.

‘참 경영자’의 기업이라면 탈법 등 기업가치 훼손행위가 있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기업경영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재계 등은 동 이슈가 공론화될 때마다 ‘어떻게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가’라고 반대만 했을 뿐 스스로 지배구조개선이나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 등은 취하지 않았고, 글로벌하게 움직이는 각종 공적연기금의 역할과 자본시장 차원의 변화를 외면해왔다고도 볼 수 있다.

만일 이전 정부들이 약속한 국민연금 독립성 확보와 주주권행사가 올바르게 작동했다면 국민연금과 삼성 커넥션은 없었을 것이고, 한국의 퇴행적인 기업지배구조 등도 상당히 개선됐을 것이며 오늘과 같은 주주권 행사를 부르지도 않았을 터이다.

연기금 독립성 확보 또다른 핵심이슈

 

지난 10년간 진행돼 온 주주권행사에 대한 전문가 논의를 정리하면 연기금의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고 다만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핵심적 이슈로 남아 있다. 그간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은 법 개정안들이 지속적으로 발의되기도 하고 논의가 거듭됐으나 재계 등과 국회일부 반대로 여전히 미완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성격상 정부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독립성 확보를 위한, 예컨대 연금기금의 공사화안도 심도 있게 재논의 해야 한다. 


​* 이 글은 내일신문 2월 20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