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정책 1년 6개월

위평량 |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작성일시: 작성일2018-12-26   

경제민주화 달성과 공정경제 토대 구축은 헌법적 가치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것이며 이 땅에 발 딛고 사는 절대다수 국민의 삶의 문제이고 간절한 요구라는 점에서 정쟁의 거래대상과 부산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대통령은 41.1%의 비율로 당선되었으나 한동안 7내지 8할의 국민지지율을 이어갔다. 즉 표를 던지지 않은 개별 경제주체도 공정경제와 소득주도-혁신성장 등 개혁정책을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짧지 않은 1년 반의 기간을 지나도록 경제민주화 관련 핵심법안들은 국회 벽을 넘지 못하고 있고 민심이반은 가속화되고 있다. 정녕, 개혁은 집권1년 이내에만 가능한 것인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80%의 국민은 다음과 같은 세상을 기대했을 것이다. 머지않아 부정의하고 불공정하며 불합리한 경제사회적 관행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게임의 규칙(rule)은 공정해 지고 기울어진 운동장은 더 평평해 질 것이며 일상에서의 차별은 최소화될 것이다. 경제적 강자의 약자에 대한 경제상의 폭력과 갑질도 극소화 될 것이고 노력에 대한 정당한 결과는 자신들에게 귀속될 것이다. 또한 재벌대기업 총수일가의 부당한 내부거래와 사익편취도 극소화되고 주요 업종의 진입장벽이 낮아져 능력만 있다면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을 것이며 산업 내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것이다. 중소기업과 벤처 및 자영업자, 그리고 개인의 창의력이 발현되어 활력 넘치는 경제가 운용되는 가운데 일자리도 늘어나고 사회복지 정책 등으로 인해 양극화 문제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등등.


원칙만 강조한다는 진보와 성급한 국민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기대는 특정 시기와 상관없이 항상적이며 정당하고 근거가 있다. 다소의 기간이 소요되겠지만 결코 달성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대중소기업 근로자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일본정부의 노력 및 그 결과나 독일과 미국 등의 공정경제 달성을 위한 노력과 그 결과 등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 경제민주주의 정책결과를 분석한 F.빌마(1999)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다. 즉 경제민주주의는 시장 경제에 대한 반대 개념이 아니고 오히려 시장 경제의 성과를 보존하고 발전시킨다고 하였다. 또 이익 지향적이 아닌 공익 지향적 경제 형태는 시장경제의 구조적 불안정성과 역기능과 비인간성과 과두정치의 문제를 완화시킨다고 강조하였다. 극히 일부 기득권자를 제외하고 모두가 바라는 경제사회 상태 및 정책방향이 아닌가.


문재인정부의 공정경제는 작은 성과와 함께 추진되고 있다. 즉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및 가맹사업법에 경제적 강자의 보복조치와 담합 행위 등에 대한 징벌적 배상제도를 도입했고, 하도급법 상의 납품단가조정협의 요구권과 상생법에 소상공인생계형적합업종제도 도입, 그리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코드도 제도화되어 현장의 긍정적인 반응도 확인된다. 나아가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과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안 등 다수의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재벌경제력집중 억제와 지배구조 개혁’과제는 오리무중이다. 구체적으로 공정거래법 상의 지주회사행위규제 강화 등과 상법상의 다중대표소송제 및 집중투표제 등이다. 아울러 경제민주화 관련 더 많은 과제들이 제도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각종 개혁 법안을 제시하고 제도화에 힘 쏟아온 사람들의 비판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개혁이 물 건너갔다는 위기감과 실망 때문이다. 정치지형과 언론지형, 그리고 늘공 관료의 문제 등은 모두 상수라는 점에서 더 이상 핑계거리가 되지 못한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환골탈태해 개혁의 성과를 내놔야 한다.


* 이 글은 내일신문 12월 26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