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력 없는 민주당의 차등의결권 도입

위평량 |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작성일시: 작성일2018-10-25   

8월 30일, 민주당의원이 주도해 발의한 벤처창업기업에 대한 차등의결권 도입법률안이 상임위에 계류된 가운데 최근 당정책위 의장이 동 법률안 정기국회 처리의지를 밝혔다. 제안 이유는 벤처기업 경영권 불안정 해소와 자본시장 활성화이고 언론을 통해 의장 발언을 종합하면 이 제도는 글로벌한 추세이며 창업가들의 과감한 도전을 유인할 수 있고 시중부동 자금의 투자유인 책인 동시에 혁신성장 과제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취지로까지 확대됐다.


먼저 차등의결권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재계와 자유 한국당 의원 등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2015년 법안까지 발의했던 사안이다. 당시 상법개정안은 전문가를 포함한 비교적 광범위한 유무형의 찬반토론 결과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회기만료로 폐기됐으나 이번 국회에 유사한 법안을 발의해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안이 비록 벤처특별법에 한정하는 형식적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나 본질은 동일하다. 재벌 등과 재벌 친화적 정치권의 행태를 감안하면 일반기업으로까지 확대될 개연성이 농후하다.


미국 캐나다 등 제도 축소 방향

 

그리고 차등의결권 도입이 마치 글로벌 차원에서 일반화됐다고 알려지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현시점의 경향은 미국과 캐나다 등 이 제도를 먼저 도입한 국가들은 축소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

요한 것은 이들 국가는 기업소유지배구조가 선진화돼 있고 이사회가 비교적 잘 작동됨에 따라 대주주 등의 전횡통제가 용이한 반면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또한 경영권을 보장받으면서 외부자금 유치로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제도는 이미 우리나라에 도입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광의의 차등의결권주식으로서 우선주, 무의결권주 등 종류주제도이다. 의결권이 없는 반면 배당을 더하는 방식 등으로서 창업자 경영권보호와 함께 외부자금유치 통로가 있다. 이러한 제도가 있음에도 활용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벤처기업 기업공개 부진 원인이 경영권 위협 여부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더욱이 경영권 때문에 과감한 도전도 못하고 자본시장 활성화가 안된다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그리고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사례를 제시하며 차등의결권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타이거펀드, 소버린과 헤르메스, 칼아이칸 엘리엇 등을 거론하나, 헤지펀드의 본질적이며 궁극적 목적은 자본차익 극대화에 있고 경영권확보와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강조하지만 외국계 펀드에게 공격 빌미를 제공한 것은 기업 스스로였다. 그간 외국계 펀드가 공격한 경우를 보면 기업의 비정상적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행태, 즉 총수일가 또는 대주주 사익 극대화를 위한 편법적인 구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대주주 행태를 통제할 수 없을 것

 

반면, 차등의결권 도입의 구체적인 폐해는 언급되지 않고 있으나 2005년 미국 3대 미디어 재벌인 콘라드 사태를 보면 우려가 크다. 대주주 및 총수일가에 권력이 집중돼 회사돈의 교묘한 유용, 사익편취 등 사익추구를 견제하지 못한 현행 우리기업의 이사회와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이들의 행태를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경영권 보장이 혁신성장을 유인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했다는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도입돼서는 안될 것이다.


* 이 글은 내일신문 10월 22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