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와 공정거래법 개편

위평량 |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작성일시: 작성일2018-09-21   

재벌 등 기업집단에서 일감몰아주기 및 사익추구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총수일가의 황제경영과 이를 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그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수일가는 적은 자본으로 다수 계열회사를 지배하며 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증진보다는 사적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며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지배권을 승계하거나 상속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익추구 행위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이사회는 총수일가 등에 종속되어 거수기로 전락된 지 오래됐다. 사익추구 행위는 직접적으로는 해당회사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더 나아가서는 경제력집중의 심화, 공정한 경쟁질서의 저해,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등으로 표면화 돼 공정경제라 한다면 개혁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같은 일감몰아주기의 폐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공정위 입법예고안도 2013년 8월 신설된 공정거래법 제23조2의 규제를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 즉,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TF에서 동일인등의 지분을 상장과 비상장회사 구분없이 20%로 하향조정하고 이들 회사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까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 강화 실효성 여부에 대한 경제개혁연구소 분석은(경제개혁리포트 2018-09호) 제시된 안이 일감몰아주기 등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사후적으로 해소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완할 것을 강조한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사전 예방 미흡

 

첫째, 과거 간접지분을 규제하지 않던 시절에 회사들이 물적분할 등을 통해 자회사를 설립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한 것에 비추어 보면 자회사뿐 아니라 손자회사 등까지 규제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TF 안에 따르더라도 동일인등이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50% 이하로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규제할 수 없다. 따라서 부당한 방법으로 동일인등에게 실제 이익이 귀속되는 것을 금지하고자 한다면 실질에 맞게 동일인등의 직간접 지분을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다양한 방식으로 동일인등이 직간접 지분을 보유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규제책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규제기준 20% 설정 시 자사주를 제외하고 계산할 필요가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 20% 기준은 발행주식총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바, 자기주식이 상당히 많은 회사의 경우 공정위의 의도와 무관하게 일감몰아주기에서 제외될 수도 있으므로 자사주를 제외하고 지분율을 계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즉, 동일인등이 주식 보유에 따른 배당 등 현금흐름권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등 회사로부터 상당한 이익을 향유하는 경우를 선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응당 배당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고 동일인등의 지분을 계산하는 것이 마땅하다.

자사주 제외하고 지분율 계산할 필요

셋째, 공정거래법에 부당한 이익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일감몰아주기와 관련된 판결을 살펴보면 법원은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인지 여부는 ‘사익 편취를 통한 경제력 집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의 맥락에서 살펴야 한다고 판결하고 있는 바, 이와 같이 해석된다면 소규모의 일감몰아주기 등은 공정거래법 23조의2로 규율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공익법인 등을 활용한 편법적인 일감몰아주기 회사에 대한 규제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동일인이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공익법인을 통해 지배 계열회사에 일감몰아주기 등을 할 경우 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내일신문 9월 20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