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업상속공제제도 완화 시도에 대한 비판

작성일시: 작성일2019-05-14   

최근 20년간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500배 상승,
이에 비해 공제요건은 완화되었고 사후관리요건은 현상유지 수준
가업상속공제의 요건이 까다로워 상속을 포기한다는 재계의 주장은 억지
가업상속공제의 확대 및 요건 완화는 소수의 부자를 위한 과도한 요구

최근 가업상속공제의 요건이 엄격해 가업승계를 가로막는다는 주장에 따라 정부에서는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요건을 완화하는 입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업상속공제는 1997년 도입 당시 한도가 1억원이었으나, 2008 30억원, 2009 100억원, 2012 300억원, 2014 500억원으로 한도가 급격히 상승하였다. 일반 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 상속세의 기초공제 한도는 2억원으로 변함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년이 되지 않는 기간동안 500배가 상승한 가업상속공제 한도액은 지나치게 급격한 상승으로 보여진다. 또한 가업상속공제의 대상 역시 당초에는 중소기업에 한정되던 것이 2011년 매출액 1500억원 이하의 중견기업으로 확대되었고, 현재는 3년 평균 매출액이 3000억원 이하인 중견기업까지 공제가 가능해 도입 초기에 비해 대상이 과도하게 확대되었다.


재계에서는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 요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는 기업이 적다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가업상속공제를 받을만한 회사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가 예로 드는 독일의 경우 가업상속공제가 연평균 11조원, 신청건수는 1 7천건에 달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과세대상상속재산가액이 16조원 수준이며, 이 중 유가증권의 상속재산 규모는 2조원이 되지 않아 대상 금액 자체가 작다. 또한 상속재산에 유가증권이 포함된 경우가 1,000명 가량으로 이들 중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만큼 큰 금액을 상속받는 인원은 더 작으며(50억원 초과 유가증권 상속이 200명가량이다) 업종이나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로는 가업상속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 상당수가 그 혜택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사후관리요건에 고용유지요건이 추가되어 요건이 더 강화되었지만 공제건수는 46건에서 2017 91건까지 오히려 2배가량 증가하였다.


게다가 가업상속공제를 받는 인원은 전체 피상속인의 0.02%에 불과해 소수의 고소득층을 위한 제도로 불평등의 해소를 주장했던 이번 정부에서 가업상속공제를 완화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다. 또한 가업상속은 명칭과 달리 특정 가문의 경영권 상속을 위한 제도로 가족기업의 경영성과가 우수하거나 투자, 고용을 유지한다는 주장을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다. 게다가 가업상속공제의 요건 역시 이러한 주장과 관련이 없는 요건들이 대부분이다. 


재계는 공제요건 완화를 주장하지만 이미 공제요건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완화되어 사업기간이나 주식보유요건, 대표이사 재직요건 등이 2008년에 비해 완화된 상황이다. 이에 비해 가업상속공제의 한도는 30억원에서 500억원까지 상승했기 때문에 이러한 혜택을 고려하면 요건은 더 강화되는 것이 맞다. 10년의 사후관리요건 역시 재계가 완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장수기업, 100년기업을 주장하는 재계에서 10년의 사후관리요건을 만족하기 어렵다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다. 고용요건이나 업종요건 완화 주장 역시 가업을 승계할 경우 고용, 투자를 유지한다는 재계의 주장과 모순되는 주장이다.


가업상속공제의 개선은 소수의 계층만 혜택을 보는 것으로 이 제도의 개선이 다른 세제의 쟁점을 제치고 최우선으로 논의해야 할 제도인지 의문이다. 가업상속공제의 확대가 정말로 필요하다면 지난 20여년간의 제도 확대에 따른 성과가 있었는지, 실증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며 당초의 입법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과감하게 폐지하거나 과거의 수준으로 축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이슈&분석 2019-04호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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