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방어수단 도입주장과 그 논리적 취약성

작성일시: 작성일2010-02-25   


◇ 그동안 제계와 정치권에서는 경영권방어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해 오고 있으며, 여러 차례의 입법시도와 실제 입법이 이루어져 왔음

- 이러한 과정에서 경영권방어수단 재도입 옹호론자들은 많은 논거들을 제시했는데, 본 보고서는 이들이 제시한 여러 도입논거들을 살펴보고, 그 주장들이 논리적 타당성을 갖는지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음
 
◇ 경영권방어수단 재도입 주장의 각종 논거들을 대별하면 다음과 같음
- 첫째, 경영권 위협이 상당하고 이 때문에 각종 폐해가 예상됨 (“현존하는 경영권 위협과 그 폐해”)
- 둘째, 새로운 경영권 방어수단을 허용하더라도 큰 폐해가 없을 것이고, global standard에도 맞으며, 오히려 여러 가지 부대이익들이 예상됨 (“경영권 방어수단의 무해성과 부대이익”)
 
◇ 현존하는 경영권의 위협과 관련하여, 


- 대표적으로 열거되는 사례들을 살펴본 결과 경영권방어수단 재도입 옹호론자들의 주장은 대부분 과장되거나 확대 해석된 측면이 많으며, 제대로 따져보면 결과적으로 그 어느 것 하나 적대적 경영권인수 위협에 해당되는 것은 없었음 

* Tiger Fund의 SK Telecom 주식매집과 매각 (1999년), Sovereign Asset Management와 SK(주) 간의 위임장 대결 (2004년), Hermes Investment Management의 삼성물산 주식매집과 매각 (2004년), Icahn Partners Master Fund와 KT&G 간의 위임장 대결 (2006년), Arcelor Mittal의 포스코 적대적 공개매수설 (2006년)


- 적대적 경영권 인수 위협과 관련하여 경제개혁연대가 조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공개매수 또는 위임장 대결을 통한 경영권 인수 위협은 거의 없었음

* 지난10년간 연평균 0.07%의 상장회사만 적대적 공개매수의 위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금감원에 접수된 경영권인수가 목적인 신고는 11개 회사 15건으로, 연평균 1.1개 회사에 불과
* 또한 지난 5년간 위임장대결 (proxy fight)을 조사·분석 결과, 연평균 19개 회사인 1.1%만이 위임장 대결을 경험
- 경영권방어수단이 전혀 없는 경우에도 경영권 인수에 어려움이 있음

* 전체 주주 입장에서 본다면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하는 적대적 공개매수 제의임에도 불구하고 개별 주주들이 본인들의 이해득실만 고려해서 행동한 나머지 결국 이를 거절하게 되기 때문이며 (무임승차의 문제), 이러한 무임승차의 문제 (free rider's problem)는 위임장대결에 있어서도 나타남
 
-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활용 가능한 다양한 경영권 방어수단들이 있어 경영권 인수를 어렵게 함

* 5% rule은 적대적 공개매수 제의를 하기 이전에 비공개적으로 저가 인수할 수 있는 지분율을 최대 5%로 묶는 효과가 있어 적대적 공개매수를 하고자 하는 경제적 유인을 감퇴시킴
* 위임장 대결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각종 제약요인들이 존재 (사전통지기간, 대기기간, 안건병합, 주주명부 등)
* 계열회사를 통한 내부 지분율 확대와 우호주주에 대한 자사주, 전환우선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의 유가증권 발행
* 집중투표제의 배제, 시차임기제의 시행 등
 
-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위임장대결을 통한 이사회 장악이 실질적으로 차단된 상태에서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어서 자칫 적대적 기업인수의 가능성이 완전히 박탈될 우려
 
◇ 경영권방어수단 도입 옹호론자들은 경영권 인수위협이 크지 않더라도 그것이 “0”이 아닌 이상 현금 과잉보유 및 설비투자 감소 등의 폐해는 뒤따를 수 있다고 주장하나, 그 근거가 모두 취약
- 현금자산비율에 관한 국제비교 결과 대기업의 현금자산비율 증가현상은 세계적인 현상이고, 현금자산비율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실물투자의 불확실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밝혀짐
- 설비투자 감소문제와 관련하여 경영권방어수단 재도입 옹호론자들은 외부주주들이 일반적으로 기업의 실물투자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과감한 실물투자를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내외 문헌을 살펴본 결과 상반된 결과를 보고한 연구들이 다수 존재
- 경영권방어 목적의 자사주 매입과 설비투자 감소에 관한 주장에 대해, 연구결과들은 (i)자사주 매입으로 실물투자가 줄지 않았고, (ii)줄었더라도 이는 성장기회 감소에 기인한 것이고, (iii)자사주 매입에 대해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 주장과 상반됨
 
◇ 경영권방어수단 재도입 옹호론자들은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은 (i) 주주이익의 극대화와 (ii) 매도압력(pressure to tender) 차단에 도움이 되며, (iii) 저비용·고효율의 경영권방어수단이고, (iv)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크게 개선되어 부작용이 적으며, (v) 공격법제와 방어법제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그 근거가 모두 취약

- 미국에서 포이즌필 소각을 위한 주주제안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국내외 설문에서도 포이즌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음
- 포이즌필은 매도압력을 차단하는 유일한 수단이 아니고, 우리 기업들의 현실을 감안할 때 포이즌필은 매도압력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를 끌어 올리는 바람직한 인수제의까지 차단시킬 우려가 큼
- 기업재무상의 의사결정을 왜곡시키지 않는 저비용·고효율의 경영권방어수단들은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으며, 포이즌필은 미국의 경우를 참작할 때 법정다툼으로 이어져 소송비용을 늘리는 경향이 있어서 저비용·고효율의 경영권방어수단이라고 할 수 없음
- 외환위기 이후 도입한 기업지배구조 개혁 중 재벌개혁과 관련된 사안들은 상당부분 후퇴하였고, 외부견제장치 (적대적 인수위협)의 부재는 내부견제장치(사외이사제도 등)의 기능을 약화
- 적대적 공개매수와 위임장 대결을 통한 이사회 장악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에서는 오히려 기존의 경영권방어수단들 중 일부를 불법화해야 공격법제와 방어법제의 균형이 도모됨
 
◇ 최근 임원 선·해임요건 강화 등의 경영권방어수단을 도입한 국내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실물투자는 증가하지만 기업가치가 파괴된 것으로 나타남

- 이는 경영권방어수단  도입에 따른 참호구축 (entrenchment effect) 가설을 뒷받침함


◇ 경영권방어수단 재도입 옹호론자들은 (i) 국가위해 차단과 국가기간산업 보호, (ii) 공기업 민영화 활성화, (iii)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촉진, (iv) 자본조달 수단 다양화 등의 부대이익을 이유로 경영권방어수단 재도입을 주장하나 그 근거가 모두 취약

- 2007년 말 외국인투자촉진법 시행령 개정으로 사실상의 한국판 Exon-Florio법이 이미 도입
- 공공성이 강한 민영화기업의 경우 관련법에 의거 각종 의무와 규제가 부과되어 있어 사실상의 황금주 (golden share)도 이미 도입
- 경영권방어수단이 도입되면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확대는 용이하나 무리한 외형확대는 기업부실을 초래
- 이미 업계에서는 주주간의 사적계약 (shareholder's agreement)으로도 자본조달수단을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출자자에게 동의권부주식이나 이사 선·해임권부주식을 부여할 필요가 없으며, 권리행사의 법적강제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


◇ 현 상태에서 바람직한 정책방향은 방어법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오히려 공격법제를 강화하는 것이며, 특히 위임장대결을 통한 이사회 장악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함  
- 첫째, 주총소집 사전통지기간을 최소 2주에서 3주로 연장 (길어진 대기 기간과 외국인 주주들의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불가피)
- 둘째, 집중투표제를 정관으로 배제할 수 없도록 상법을 개정 (92.6%의 기업이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외부주주에 의한 이사회 견제가 사실상 불가능)
- 셋째, 상법을 개정해서 이사 임기를 사내·사외를 불문하고 모두 1년으로 단축 (시차임기제를 불가능 하게 만들어 집중투표제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며 임기가 1년이더라도 연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을 해치지 않음)
- 넷째, 상법 개정을 통해 회사가 반드시 주주들에게 전자투표의 기회를 제공 (전자투표는 주주의 의결권행사를 용이하게 해 위임장 대결을 활성화하는데 기여)
 
◇ 법무부는 입법예고를 통해 신주인수선택권제도의 도입을 제안했는데, 이는 적대적 기입인수 및 방어에 있어서 미국의 규율체계를 채택하겠다는 것을 의미함

- 즉, 미국은 경영권방어행위를 인정하는 대신 공개매수에 대한 규율이 엄격하지 않고, 영국은 경영권방어행위를 일체 금지하는 대신 공개매수에 대한 규율이 매우 엄격함


◇ 영국식 규율방식은 몇 가지 점에서 미국식 규율방식보다 우월한 측면들이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
- 첫째, 영국식 규율방식은 비현실적인 가정에 입각하고 있지 않음 (미국식 규율방식은 경영진이 본인의 퇴출에도 불구하고 외부 주주들을 위해 기꺼이 포이즌필을 소각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극히 비현실적인 가정에 입각)
- 둘째, 낭비적으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음 (미국식 규율방식은 경영권방어행위와 관련해서 상당한 재량을 허용하기 때문에 자주 법적분쟁을 유발하는 반면, 영국식 규율방식은 일체의 경영권방어행위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법적 분쟁이 거의 없음)
- 셋째, 내부지분율이 낮은 대형상장법인도 의무공개매수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음 (법무부(안)에 따르면 신주인수권의 부여와 행사제한은 정관에 근거해야 하므로 내부지분율이 낮은 대형상장법인의 경우 외부 주주 반대로 인해 신주인수권을 도입할 수 없지만,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정관에 근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도 혜택을 누림)
- 넷째,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면 자금 부담 때문에 적대적 공개매수가 크게 줄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지만 영국의 경험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 (한 연구에 따르면 1990-2005 기간 동안 전체 M&A 중 적대적 M&A의 비중이 미국은 0.57%이나 영국은 0.85%이고, 적대적 M&A의 성공률에 있어서는 미국이 24% 그리고 영국이 43%였음)
- 다섯째,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면 부분인수(partial takeover)보다 전량인수(full takeover)가 주로 이루어져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의 왜곡된 소유구조를 일부 시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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