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집중 억제 관점에서 바라본 출자총액제한제도 존치의 필요성

작성일시: 작성일2006-11-08   
□ 본 보고서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이하 출총제)의 존치 필요성을 동 제도가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 목표의 하나인 경제력집중 억제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함.

○ 출총제는 자산 6조원 이상인 대규모기업집단의 계열사의 국내 다른 회사에 대한 출자의 총량을 순자산의 25%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임.

- 즉, 환상형 순환출자, 피라미드 출자, 교차 출자 등의 출자형태와는 무관하게, 계열사 출자의 총량을 규제함으로써,
- ① 기업지배구조 개선: 현금흐름권(Cash Flow Right)과 의결권(Voting Right)의 괴리에 따른 지배주주의 사익추구 위험을 규율하고,
- ② 경제력집중 억제: 대규모기업집단의 과도한 확장에 따른 개별시장에서의 독과점화, 중소기업의 발전 저해, 그리고 국민경제 전체로의 시스템 리스크 확산 등을 억제하고자 하는 제도임.

○ 최근 일부 연구보고서*들은 출총제의 정책 목표 중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측면, 즉 재벌총수 일가의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 소액주주와 지배주주간의 대리인 문제, 그리고 채권자와 지배주주간의 대리인 문제)에 대한 규율 측면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음.

- 그 결과, 주주대표소송제도나 증권집단소송제도 등과 같은 사후적 시장규율 장치의 강화에 따라 사전적 규제인 출총제를 폐지해도 된다는 주장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음.
* 예컨대 서울대학교 기업경쟁력연구센터(2003.9),「출자총액제한제도의 바람직한 개선방향」

○ 그러나 출총제를 재벌총수의 사익추구에 대한 회사법적 규율의 보조적 수단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심각한 오류임.

- 대표소송 또는 집단소송 등의 사후적 시장규율 장치가 얼마나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느냐는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 개별기업이 아닌 기업집단이 경제활동의 실질적 주체가 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출총제 등의 공정거래법상 규제 장치가 갖는 경제력집중 억제, 즉 광의의 독점 규제 장치로서의 의미를 간과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임.
- 특히 단일 상품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이 주로 문제가 되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재벌구조의 폐해는 이업종간 혼합결합(대표적인 예가 산업과 금융의 결합)의 결과 단일 시장·산업 차원을 넘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심각한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것이 그 본질이라고 할 수 있으며,
- 따라서 현행 공정거래법상의 기업결합 제한(법 제7조), 불공정거래행위 금지(법 제23조) 등의 전통적 경쟁정책 수단만으로는 경제력집중의 폐해를 시정하기가 어려우므로, 기업집단의 과도한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출자 규제가 필요함.

○ 한편,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해 출총제를 영원히 존속시켜야 한다는 것은 아님.

- 다만, 경제력집중 억제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공정한 경쟁질서 및 하도급질서, 협력적 노사관계 등 경제 영역에서의 제도 개선은 물론, 정치·사회 영역에서의 민주성 확대 등 다양한 요소의 보완적 발전을 필요로 하는 것이므로,
- 특정 정책 목표를 위해 포기하거나 또는 부분적 정책 수단으로 대체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

○ 특히 최근에는 세계화 시대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기업의 규모를 제약하는 경제력집중 억제 시책은 폐기되어야 할 낡은 이념이라는 주장(이른바 ‘국가대표기업 육성론’)이 대두되고 있으나,

- 과도한 경제력집중은 산업간·기업규모간 불균형을 고착화시킴으로써 오히려 경제성장의 장기적 역동성(dynamics)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임.

○ 결론적으로, 출총제는 재벌총수의 대리인 문제를 완화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억제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음.

- 그리고 출총제는 경제 차원을 넘어 정치·행정·언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재벌권력’의 물질적 기반을 규제하는 현실적으로 유일한 수단이므로, 당분간 출총제를 유지해야 함.

○ 따라서 재계가 주장하는 조건 없는 출총제 폐지나, 제도의 목적 자체가 완전히 다른 증권집단소송제도·이중대표소송제도 도입과 출총제 폐지를 연계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는 매우 부적절한 견해임.

- 출총제가 갖는 경제력집중 억제 목표를 80년대식의 낡은 유제로 치부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재벌이 갖는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하는 것임.

□ 이하에서는 재벌의 경제력집중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출총제의 존치 필요성을 논증하고자 함.

○ 2장에서는 여러 지표를 통해 재벌의 국민경제적 비중 추이를 검토함으로써 실제로 경제력집중이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함.

- 즉 산업집중, 일반집중, 그리고 재벌집중 등의 경제력집중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며, 특히 최근의 산업별·기업규모별 양극화 현상에 의해 경제력집중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일 것임.

○ 3장에서는 경제력집중의 폐해를 ⑴ 국민경제의 시스템 리스크(System Risk) 확대, ⑵ 장기적 경제성장에의 부정적 효과, ⑶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등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 따라서 경제력집중의 폐해를 완화하는 현실적 수단으로서 출총제의 유지 필요성을 보이고자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