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에 대한 사법처리는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작성일시: 작성일2020-01-13   

총수에 대한 법원의 실형판결이 재벌그룹과 국민경제에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공포 마케팅’은 실증적 근거 없음 

유죄선고에 대한 계열사의 주가 반응은 긍정과 부정이 혼재 

총수에 대한 실형선고의 경우 계열사의 주가에 부정적 효과 발견 안됨

반면, 총수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 주가는 부정적으로 반응

법원이 관대한 판결을 내릴 경우 오히려 기업가치에 부정적


○ 경제개혁연구소는 2000년부터 2018년 사이에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총수가 지배하는 35개 기업집단, 319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법원의 판결이 기업가치(엄밀한 개념으로는 판결 전후 특정한 기간 동안의 누적 비정상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 

- 분석 기간 동안 동일 총수가 2개의 별개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도 있고 동일한 사건에서도 1심, 2심, 대법원 판결을 받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총수 기준으로는 11명임. 김승연(한화), 김준기(동부), 박용성(두산), 박용오(두산), 이건희(삼성), 이재용(삼성), 이재현(CJ), 장세주(동국제강), 정몽구(현대차), 조동만(한솔), 최태원(SK)을 포함함

- 재벌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결과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본 보고서에서는 재무 경제학 (financial economics)에서 흔히 사용되는 ‘사건분석방법론’ (event study method)을 이용함

- 사건분석방법론이란 총수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전후로 계열사들의 주가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들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방법임      

○ 분석결과 총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선고는 계열사의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됨. 즉,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가 해당 재벌그룹 및 국민경제 전체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재계와 언론의 공포 마케팅은 그 실증적 근거가 빈약한 이데올로기적 주장이라는 점이 확인됨      

- 총수에 대한 유죄선고 전후 15일 동안의 계열사들의 누적 비정상수익률 (CAR, Cumulative Abnormal Return), 즉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1.0%(4요소 모형)에서 -1.6%(3요소 모형)로 음수이기는 하나 그 크기는 크지 않음.   

○ 유죄 선고에 대한 개별계열사의 주가 분포를 살펴보면 긍정적 반응이 41~43%, 부정적 반응이 57~59%로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결코 부정적인 방향으로 쏠려 있지 않음 (<표1> 참고)   


 

<1> 개별기업별 비정상누적수익률(CAR)의 분포: 유죄선고 전체

모형

관측치

누적비정상수익률>0

누적비정상수익률<0

3요소 모형

319

136 (43%)

183 (57%)

4요소 모형

319

132 (41%)

187 (59%)


○ 오히려, 총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이 주가의 부정적 반응을 가져오는 경우는 총수에 대해 실형 선고가 아니라,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진 경우임     

- 319개 계열사 중 실형을 선고받은 총수가 지배하는 회사는 141개이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총수가 지배하는 회사는 178개임 

- 실형 선고에 대한 평균 누적비정상수익률은 -0.6%(3요소 모형) 또는 -0.01%(4요소 모형)였으나,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음  

- 반면, 집행유예 선고에 대한 평균 누적비정상수익율은 -1.4%(3요소 모형) 또는 -3.0% (4요소 모형)로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함  

○ 강건성 검증(robustness check) 차원에서 형 선고 외에 형사사법절차의 첫 단계인 수사에 대한 주식시장 반응도 분석함    

- 검찰 수사에 대한 첫 번째 언론보도 시점을 사건발생 시점으로 잡아 주가 반응을 분석한 결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없음. 다음으로 검찰의 기소 단계에서의 주식시장의 반응을 살펴보았으며 이 역시 유의미한 영향이 없음

- 이러한 결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총수에 대한 검찰수사가 기업가치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 중립적 사건이어서가 아니라 검찰수사라는 동일 사건에 대해 주식시장의 반응이 긍정과 부정으로 나뉘고, 그 분포가 거의 대칭으로 나타났기 때문임 

- 예컨대 검찰 수사관련 최초 언론보도 기사에 대해 개별 기업의 주가 반응은 전체 계열사 77개 중 약 53%가 음의 값으로, 나머지 47%는 양의 값으로 나옴 (3요소 모형). 검찰 기소의 경우도 비슷해서 전체 계열사 100개 중 약 53%가 음의 값으로, 나머지 47%는 양의 값으로 나옴 (검찰 수사 최초 언론보도 및 검찰 기소 및 법원의 양형에 대한 개별기업별 비정상누적수익률(CAR)의 분포는 <표2> 참고)


<2> 형사사법절차 사건에 대한 개별기업별 비정상누적수익률(CAR)의 분포

패널 A: 실형선고

모형

관측치

누적비정상수익률>0

누적비정상수익률<0

3요소 모형

141

59(42%)

82(58%)

4요소 모형

141

60(42%)

81(58%)

 

패널 B: 집행유예선고 

모형

관측치

누적비정상수익률>0

누적비정상수익률<0

3요소 모형

178

77(43%)

101(57%)

4요소 모형

178

72(40%)

106(60%)

 

패널 C: 검찰수사 최초 언론보도

모형

관측치

누적비정상수익률>0

누적비정상수익률<0

3요소 모형

77

36 (47%)

41 (53%)

4요소 모형

77

42 (55%)

35 (45%)

 

패널 D: 개별기업별 비정상누적수익률(CAR)의 분포: 검찰기소

모형

관측치

누적비정상수익률>0

누적비정상수익률<0

3요소 모형

100

47 (47%)

53 (53%)

4요소 모형

100

51 (51%)

49 (49%)

 

○ 정리하면 총수의 배임, 횡령 등 사적이익추구에 대한 엄정한 형사사법절차가 총수의 영향력 하에 있는 개별계열사에 실형에 따른 리더쉽 공백 같은 부정적 충격을 가져온다고 보기 어려움. 오히려 공적 규율의 부재(예를 들면 집행유예와 같은 관대한 판결)가 시장에 부정적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음   

- 재벌총수에 대한 사법처리가 기업가치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거는 리더쉽 공백임. 재벌총수가 개별 계열회사의 이사로서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미래전략실(삼성그룹) 이나 수펙스(SK 그룹) 등과 같은 그룹의 컨트롤 타워를 이용하여 계열사 업무를 총괄하며 재벌그룹 차원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는 것 임. 따라서 총수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는 의사결정의 공백을 가져온다는 것임

- 이와 정반대의 입장은 이른바 규율의 부재임. 총수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는 총수일가가 그룹 지배권 유지와 승계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위협하는 관행에 대한 최종적 규율수단이라는 것임. 따라서 총수에 대한 실형선고는 전횡에 대한 견제장치로 기능하여 이후 지배구조 개선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에 긍정적일 수 있음. 반대로 법원이 관대한 판결을 내릴 경우 총수의 사적이익추구가 계속되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것임

○ 파기 환송 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사상 최악의 ‘재벌 봐주기’ 판결이었음. 그 이유는 지난 항소심 재판장이 법적 사실의 확정과 법리의 적용에 있어 이 모든 과정을 단 하나의 목표, 즉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야 한다는 것에 종속시켰었기 때문임. 파기 환송된 항소심 재판부가 과거처럼 ‘재벌총수의 국가경제에의 기여’를 말하거나 ‘리더십 공백에 따른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핑계 삼아 이재용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됨. 지금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이 아님. 그 후 20년 동안 시장은 재벌의 문제를 보다 정확히 바라보는 방향으로 변화해왔음. 지금이야 말로 법원이 변할 차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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