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2006년간 200대 기업의 동태적 변화 분석: 경제력 집중 심화와 한국경제의 다이내믹스(Ⅱ)

작성일시: 작성일2008-09-01   
(1) 200대 기업의 국민경제적 비중 변화

○ GDP 대비 200대 기업의 자산 및 매출액 비중은 1991∼2001년의 10년간 급격히 증가(자산: 84.1%→101.2%, 매출액: 70.5%→86.5%)하다가 2006년에는 다소 하락하였음(자산: 101.2%→94.3%, 매출액: 86.5%→82.9%). 그런데 2006년의 비중 하락은 주요 기업들의 사업부문 분리, 지주회사 전환 등과 같은 조직형태 변화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200대 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경향이 완화되었다고 볼 수는 없음.

○ 특히 상위 50대 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현상은 계속 심화되었음. GDP 대비 매출액 비중의 경우, 51-100대 기업군과 101-200대 기업군은 1986년 이후 그 비중이 정체 내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50대 기업군의 경우에는 1991년 이후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상위 50대 기업(또는 이들 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상위의 소수 거대재벌)을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 현상이 계속되었다는 것이 확인됨.

(2) 200대 기업의 소속 업종의 변화

○ 200대 기업 중 제조업체 수가 외환위기 이후 감소한 것은 경공업체 수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중화학공업체 수는 매우 안정된 모습을 보임. 또한 제조업체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0대 기업 소속 제조업체의 매출액, 특히 50대 기업군 소속 제조업체의 매출액이 전체 제조업의 출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 소수의 거대 제조업체에 의한 독과점 내지 경제력 집중 현상이 심화되었다는 것이 확인됨.
따라서, 설사 국민경제 전체 차원에서 이른바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이 실재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200대 기업에 속한 대규모 제조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과 중견·중소 제조업체와의 연관관계 역화, 그리고 제조업과 여타 업종과의 보완관계 부족에 따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음.

○ 한편, 외환위기 이전 200대 기업 중 40개 정도이던 건설업체의 수는 외환위기 이후 절반 수준으로 대폭 감소하였으며, 200대 기업에 생존한 건설업체의 경우에도 상당수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지배권이 변동되었음. 반면, 외환위기 이후 최근 10년간에는 전기가스수도업, 운수업, 통신업, 사업서비스업 등에 속한 기업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 기업 차원에 못지않게 산업 차원의 구조조정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3) 30대 그룹 소속 계열사의 비중 변화

○ 200대 기업 중 30대 그룹 소속 계열사의 숫자는 1986∼1996년간 130개 내외에서 유지되었으나,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의 결과 2001년에는 100개로 크게 감소하였다가, 2006년에는 다시 116개로 증가하였으며, 이들의 자산 점유 비중 역시 대체로 계열사 수 추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임.

○ 30대 그룹 중 특히 삼성, 현대, LG, SK와 그 친족재벌을 합한 (범)4대 재벌의 계열사 수(53개→64개)와 자산 점유 비중(34.1%→54.0%) 외환위기 이후 크게 확대되어,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이 오히려 이들 (범)4대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음.

○ 특히 (범)삼성그룹 및 삼성그룹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200대 기업에 포함된 계열사의 자산 점유 비중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다른 3개 재벌과의 격차가 크게 확대되었으며, 외환위기 이전 선두를 유지하던 현대그룹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계열분리를 거치면서 쇠락한 대신 현대차그룹이 자산규모 2위로 급부상하였고, LG그룹은 지난 20년간 200대 기업에 포함된 계열사 수와 자산 점유 비중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는 한편, SK그룹은 그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

(4) 200대 기업의 생존 현황 분석

○ 1986년 기준 200대 기업들의 20년 후 생존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40개 기업이 소멸(피합병 31개사, 청산 9개사)하여 160개 기업만이 2006년 현재 생존하고 있으며(‘생존율’ 80.0%), 그 중에서도 200대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103개사뿐이었음(‘존속률’ 51.5%).

○ 또한, 1986년의 200대 기업 중에서 지난 20년간 76개사(38.0%)에서 지배권 변동이 발생하였으며, 특히 200대 기업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103개 중에서도 27.2%에 이르는 28개사가 지배권 변동을 경험함.
이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200대 기업에서도 생존율과 존속률이 낮고, 지배권 변동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지난 20년간 기업의 경영환경이 격변하였다는 것을 시사함.

○ 한편 200대 기업의 생존현황을 외환위기 전후의 10년씩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200대 기업의 생존 현황의 변동 대부분이 외환위기 이후에 이루어졌음이 확인되어,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이 200대 기업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한편, 외환위기는 건전경영을 유지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함. 특히 51-100대 기업군 및 101-200대 기업군 중 상당수가 상위기업군으로 상향 이동했으며, 특히 이들 규모 순위가 상향 이동한 기업들의 경우 지배권 변동율이 매우 낮은 것을 볼 수 있어, 건전한 경영전략과 지배구조를 갖추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존속·성장을 위해 보다 유효한 전략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음.

○ 50대 기업군에 속했던 기업의 경우 생존률(92.0%)과 존속률(56.0%)이 하위 기업군에 비해 크게 높았던 한편 지배권 변동 비율 역시 훨씬 높게 나타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50대 기업의 경우 기업의 위상 자체는 유지되면서 지배권이 제3자에게 넘어가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이루지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줌.

(5) 정책적 시사점

○ 본 보고서의 분석결과, 지난 20년간 200대 기업, 특히 상위 50대 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력 집중은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심화되었음이 확인됨. 최근 출총제, 지주회사제도, 금산분리 등의 재벌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공기업(구조조정 기업 포함)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는 경제력 집중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하겠음.

○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으나, 200대 기업(특히 그 중에서 50대 기업군) 소속 제조업체만을 본다면, 그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제조업 전체 출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하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등 최종조립단계에 집중된 기존의 거대 제조업체의 성장만을 지원하는 정책으로는 제조업은 물론 국민경제 전체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으며, 대-중소기업간 및 산업간 연관관계를 강화하는 정책적 대안이 요구된다고 할 것임.

○ 한편, 업종 자체의 특성이나 산업구조의 변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건설업체의 극심한 하락세는 건설업을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사용한 정부정책의 문제와 무리하게 규모 확장을 추구한 경영전략의 문제가 낳은 결과라 할 것임. 최근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또 다시 부동산규제를 완화하려고 하는 이명박 정부의 기조는 과거 정부의 오류를 반복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

○ 외환위기 이후 30대 그룹 중에서도 특히 (범)4대 재벌에서 확인된 경제력 집중 현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출총제 등의 사전적 규제 완화는 재검토해야 할 것임. 현행 사전적 규제의 상당 부분은 언젠가는 사후감독 내지 시장규율로 대체되어야 하겠지만, 이러한 제도 보완과 관행의 확립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적어도 과도기적으로는 소수의 거대재벌만을 대상으로 출총제 등의 사전적 규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임.

○ 200대 기업의 생존 현황 분석 결과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이 생존과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개별기업 자체보다는 소속 그룹의 운명에 의해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건전한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를 갖추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그 기업 및 그룹의 존속·성장을 위한 가장 유효한 전략임을 명확히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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