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근절을 위한 뇌물죄 법리의 재정립 필요성

- 단순뇌물죄에서 대가성 법리의 변경 및 포괄적 뇌물죄 법리의 확대 적용을 중심으로

작성일시: 작성일2018-05-15   


본 보고서는 뇌물죄 사건의 대가성과 입증 부담을 주요 사건을 통해 살펴본 후, 현행 뇌물죄 체계 안에서도 대가성 법리 재정립을 통해 가벌 범위 확대가 가능함을 살펴보고자 함  

 

뇌물범죄는 (단순)뇌물수수죄와 뇌물공여죄로 구분되며, 뇌물가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 특경법의 적용을 받아 형이 가중됨. 3자뇌물공여죄의 경우 별도의 부정한 청탁을 입증해야 함 

 

단순뇌물죄 성립의 핵심요건은 대가성임. 뇌물죄 성립을 위해서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주체), 직무에 관하여(직무관련성),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사실이 증명되어야 함. 여기에 더해 판례는 공무원이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를 뇌물로 받았을 것(대가성) 입증을 추가로 요구함 

 

단순뇌물죄 성립은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에 달려있음. 이중에서 대가성 입증이 대체로 더 어렵기 때문에, 결국 뇌물 사건은 대가성 입증이 핵심 쟁점임. 나아가 개별 사건에서 어떠한 요소들이 대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만 대가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가 중요함 

- 법원은 직무와 관련하여 전체적·포괄적으로대가관계에 있으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직무가 수수한 이익과 관련된 것임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막연하고 추상적인 때에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임  

-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i) 현안이 구체적이지 않고 포괄적일수록 대가성 입증 부담이 증가하며(, 진경준 사건), ii) 이익공여가 특정 시점에 집중되지 않고 주기적 또는 간헐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특정 현안을 연결시키기가 어려우며(, 스폰서 사건), iii) 수뢰자와 증뢰자의 평소 친분관계가 두터울수록 검사의 대가성 입증 부담이 증가함(, 진경준 사건) 

- 반면, 고위공무원일수록 포괄적 뇌물죄 법리를 통해 대가성 입증에 부담이 줄어듦. 예컨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건, 홍인길·권노갑 전 국회의원 사건, 박연차 게이트 중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 사건, 박정규 전 대통령 민정수석 사건, 이택순 전 경찰청장 사건은 대가성 입증에 성공한 반면, 신재민 전 차관 사건, 진경준 전 검사 사건 등은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 입증에 실패함 


현행 형법은 단순뇌물죄를 직무에 관하여뇌물을 받았을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법원은 대가성 법리를 통해 직무관련성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음. 이로 인해 국가형벌체계가 공직자 부패 및 금품수수 처벌 확대라는 사회적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됨 

- 독일은 1997년 형법 개정을 통해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als Gegenleistung für Diensthandlung) 대신 직무에 관하여(für die Dienstausübung)’으로 변경하여, ‘추상적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관계정도면 처벌이 가능하게 되었음 

- 최근 청탁금지법 제정의 취지와 독일 입법례 등을 고려할 때 단순뇌물죄 사건에서 더 이상 대가관계를 요구할 근거는 크지 않음  


단순뇌물죄에서 대가관계를 요구하지 않을 경우, 3자뇌물공여죄 성립을 위한 추가적 요건인 부정한 청탁에 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함 


대법원은 변양균 사건 등에서 부정한 청탁을 단순뇌물죄에서 요구하는 대가성(전체적·포괄적 대가성) 법리보다 강화된 대가관계로 이해하고 있음  

- 이는 제3자가 이익을 얻는 경우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는 것에 비해 그 실질이 뇌물인지 여부가 상대적으로 불분명하여 보다 확실한 증거로서 부정한 청탁(강화된 대가관계)이 필요하다는 것임 


그러나 단순뇌물죄에서 대가성이 요구되지 않는다면, 3자뇌물공여죄의 부정한 청탁을 기존에 단순뇌물죄에서 요구되던 전체적·포괄적 대가관계로 완화해서 해석할 수 있음. 부정한 청탁을 완화해서 해석하더라도 제3자뇌물공여는 여전히 단순뇌물죄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한(가벌성 범위가 좁은) 구성요건으로 평가될 수 있음

구분

현재

대가성 법리 변경시

단순뇌물죄

전체적·포괄적 대가관계 입증

직무와 뇌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만 입증

3자뇌물공여죄

강화된 대가관계 입증

전체적·포괄적 대가관계 입증


예를 들어, 이재용의 제3뇌물공여 혐의에 관해서도 부정한 청탁에 대한 입증은 현재 단순뇌물죄에서 요구되는 포괄적·전체적 대가관계수준으로 완화될 수 있고, 이 경우 포괄적 뇌물죄 법리도 적용될 수 있음 

- 포괄적 뇌물죄 법리가 적용된다면 굳이 청탁의 구체적 내용으로서 승계작업의 존재를 입증할 필요 없이 대통령이 경제·재정 활동에 대해 미치는 광범위한 직무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기초로 영재센터 등에 제공된 뇌물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나아가 묵시적 청탁에 대한 입증부담도 훨씬 완화될 수 있음 


결론적으로, 단순뇌물죄는 법문에서 직무와 뇌물 사이의 대가관계를 요구하고 있지 않은 만큼, 적어도 단순뇌물죄에서는 공무원의 일반적·추상적 직무와 뇌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만으로 유죄를 인정해야 함 

- 이 경우 단순뇌물죄 뿐만 아니라 제3자뇌물공여죄 등도 부정한 청탁의 해석범위가 넓어짐으로써 가벌성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종래 단순뇌물죄에서 대가성 입증부담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던 포괄적 뇌물죄 법리는 제3자뇌물공여죄에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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