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과 비상장주식 가치평가의 문제점

작성일시: 작성일2008-06-30   
○ 삼성 특검은 삼성그룹과 이재용 씨 등 총수일가 사이의 비상장 계열사 주식 거래에 관해, 1)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의혹 사건, 2)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 의혹 사건, 3)e-삼성 주식 고가매입 의혹 사건, 4)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저가발행 의혹 사건 등 총 4건에 대해 수사하였음. 그 중 에버랜드건과 삼성 SDS건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을 기소하였으나, e-삼성과 서울통신기술 건에 대하여는 불기소함.

○ 에버랜드 건의 경우 특검은, 1993년 한솔제지와 한국오미야 사이의 거래가격인 1주당 85,000원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으나, 전환사채 발행보다 3년이나 앞선 시점의 거래를, 당시의 평가기준 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부적절함. 더군다나 에버랜드 건은 해당 주식 거래로 인해 회사의 경영권이 이재용 씨에게 완전히 넘어갔음에도, 특검은 지배지분의 거래가 아닌 사례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오류를 범함. 또한 장부상 순자산가치 평가 시 시가 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아, 해당 순자산가치는 주식가치 평가의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없으며, 특검이 제시한 상증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은 과거의 수익가치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보유자산에 비해 수익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에버랜드와 같은 회사의 주식 평가에는 적절하지 않음.

○ 에버랜드가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며, 해당 거래로 지배권의 변동이 발생했고, 전환사채 발행 당시 대규모 투자를 끝낸 시점으로 미래수익가치의 측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장된 비교대상회사도 없어 상대가치를 구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주로 자산가치의 비중을 높게 반영하여 적정한 가치를 평가했어야 했음. 한편 자산가치 산정에 있어서는 반드시 시가평가를 통해 수정한 자산가치를 반영해야 하고, 이렇게 산정된 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가산되어야 할 것임.

○ 삼성SDS 건의 경우,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당시 장외시장에서 불특정다수인 사이에 거래된 실례들이 다수 존재하여 특검은 삼성측의 상증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배척하고, 거래 사례를 기준으로 삼성SDS의 적정주식가치를 평가함.

○ 반면 e-삼성 건의 경우 특검은, 삼성계열사들이 이재용씨 지분 인수 시 상증법상 최대주주 할증도 하지 않았고, 순자산가치평가법은 주식 가치 평가 방법 중 가장 보수적인 평가법이라며 고 평가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함. 그러나 대법원은 IT기업과 같이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의 주식 가치 평가의 경우 순자산가치 또는 과거의 순손익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법보다는, 미래의 추정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방법이며, 미래의 추정이익은 기준시점 당시 당해 기업이 영위하는 산업의 현황 및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음. 위와 같은 판례는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뿐만 아니라 급속히 몰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경우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임. 다만, 이와 같이 미래 수익가치를 중심으로 평가를 하더라도 지배지분을 거래하는 경우 시가로 평가된 순자산가치는 평가대상 기업가치의 최소한이라는 원칙이 여전히 적용되므로, e-삼성 건의 경우에도 거래시점에서 시가로 평가된 순자산가치를 대상기업의 최소한이라고 볼 수 있음. 하지만 e-삼성이 투자한 회사들의 지분을 인수한 삼성 계열사들은 상증법으로만 평가하였을 뿐 순자산가치를 산정함에 있어 시가로 엄격하게 평가하지 아니함.

○ 그럼에도 특검은 상증법에 의한 평가가 가지는 기본적인 한계(과거수익기준 및 자산가치 시가평가 생략)도 고려하지 않고, 삼성계열사들의 부적절한 평가결과를 그대로 수용함. 이는 삼성SDS 건에서 상증법에 의한 평가가 부적절하다고 본 자신의 태도와도 모순되는 것임. 또한, 특검은 순자산가치평가법이 주식가치 평가방법 중 가장 보수적인 평가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에버랜드 건에서는 순자산가치평가법이 아닌 부적절한 거래사례를 기준으로 적정 주식가치를 산정한 것도 자기모순임.

○ 한편 특검은 에버랜드와 삼성SDS 건에서와는 달리 서울통신기술 건에서는, 전환사채 발행 당시의 거래사례인 1주당 19,000원의 가격을 무시한 채 주당 순자산가치인 12,578원이 적정한 주식 가치라고 판단함. 또한 주당 순자산가치 산정 시 시가평가를 하지 않은 오류를 범함. 더구나 특검이 인정한 주당 순자산 가치는 저가로 발행된 전환사채의 전환에 따라 희석된 주당순자산가치임.
 
○ 한편, 특검이 지적하고 있다시피, 서울통신기술은 1999년에 이미 상장에 필요한 준비를 완료하고 상장을 추진하고 있던 상태였으므로, 그 특성상 앞서 살펴본바 있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미래 수익가치를 중심으로 적정주식가치를 평가했어야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미래 수익가치를 중심으로 한 평가절차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에버랜드 건과도 모순되게 객관성을 띤 것으로 보이는 거래사례조차 근거 없이 무시하였으며, 순자산가치를 산정함에 있어서도 희석효과를 배제하지 아니하고 자산의 시가평가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는 등 부실한 수사를 하였음.

○ 비상장주식의 적정 가치는 거래의 동기 내지 목적, 해당 거래의 특성(지배지분 거래여부 및 경영권 프리미엄 가산 문제 등)과 평가대상 기업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인 평가방법에 따라 산정되어야 함.

○ 그럼에도 삼성특검이 삼성그룹의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된 4건의 비상장주식 거래에 관하여 그 적정 주식가치를 평가한 기준이나 방법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안에 따라 편의적으로 평가방법을 선택하거나 선택한 평가방법의 적용에 있어서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부실하였을 뿐만 아니라, 4개 사안에 대한 판단이 그 자체로 모순됨.

○ 삼성특검을 계기로 비장상주식의 가치평가에 관한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검찰과 법원의 노력이 필요함. 특히 검찰이나 법원이 거래의 특성과 평가대상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거래 당사자로 하여금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도록 한 다음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전문가로 하여금 적정 주식가치를 감정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수용하는 등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보다 엄밀하게 평가하여 이를 수사와 재판에 적용하는 관행이 정착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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