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약증권(poison pill): 우리나라에선 진짜 독

작성일시: 작성일2008-04-30   
1. 머리말

□ 본 보고서의 목적은 정부와 재계에서 언급하고 있는 경영권방어수단 중 독약증권제도에 초점을 맞추어서 그 도입의 타당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임.
○ 먼저 독약증권이 가장 먼저 도입된 미국에서 최근 독약증권을 도입한 기업의 비중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 독약증권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허용되었을 때 이것이 주주 전체의 이익이 아닌 기존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여지가 없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기업지배구조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국 기업들과 우리나라 기업들을 실증적으로 비교하며,
○ 독약증권제도가 도입되었을 때의 경제적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관련된 기존문헌을 소개함.

2. 미국 독약증권 도입 기업수와 그 특징

(1) 독약증권 도입기업 수 분석
□ 독약증권을 “사전적(pre-bid)”으로 도입하고 있는 S&P500 기업의 수는 최근 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음. 즉, 1990년 66.5%에 달하던 도입 비중이 2006년에는 48%로 낮아졌음.
○ 이러한 경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S&P100 기업의 경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 1990년 53.8%에 이르던 도입 비중이 2006년에는 27.1%로 낮아졌음.

□ 이러한 경향은 만기종료 독약증권의 만기연장율에서도 나타나, 2001년의 경우 독약증권의 만기연장율이 80%에 달했으나 2006년에는 만기연장율이 30%에 불과하다고 함.
□ 독약증권 도입기업의 감소는 시차임기제도의 폐지와 함께 미국 기업들의 전반적인 경영권방어 정도를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음.
○ SharkRepellent.net에 따르면 5.93이었던 S&P500 기업의 Bullet Proof Rating (BPR, 수치가 높을수록 경영권방어의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함)이 2007년에는 3.89로 대폭 하락하였다고 함.

(2) 독약증권 도입비중 감소가 갖는 의미

□ 미국의 경우 독약증권을 이사회 의결만으로 언제든지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적대적 인수 위협이 있기 이전에 사전적으로 독약증권을 도입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사전적으로 독약증권을 도입한 기업의 수”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음.
□ 하지만 독약증권의 “사후적 도입”은 “사전적 도입”에 비해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상대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전적 도입 비중의 감소가 전혀 의미가 없지는 않음.
□ 더구나 독약증권을 신규도입 또는 만기연장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 있어서도 점차적 주주총회의 사후승인 등을 조건으로 독약증권을 도입 또는 연장하고 있어 주주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경영진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독약증권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의 비중은 분명히 줄어들고 있다고 할 수 있음.
□ 독약증권을 도입 또는 유지하는데 있어서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의 정책을 Poison Pill Policy라고 함.
○ SharkRepellent.net에 따르면 이러한 Poison Pill Policy는 2005년도 현재 78개 기업이 채택하였다고 함.

(3) 독약증권 도입 비중 감소의 원인

□ Akyol and Carroll (2006)이 1990-2004년 기간 동안 독약증권을 소각한 126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독약증권의 소각 원인을 분석한 결과, 독약증권은 기본적으로 독약증권을 원하지 않는 주주들의 압력 때문에 소각되었다고 함.
□ 주주들의 요구로 독약증권을 소각했다는 사실은, 독약증권이 오용 또는 남용될 여지가 있으며 결국 주주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임.
□ Akyol and Carroll (2006)은 독약증권 소각을 위한 주주제안을 받지 않고도 독약증권을 소각한 소수 기업들에 대해서도 분석을 했는데, 이들의 경우 미소각 기업들과 비교해서 사외이사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음.

(4) 독약증권 도입 기업의 지배구조상 특징

□ 만약 이사회가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기업가치 인상형” 적대적 인수 위협에 대해서는 독약증권을 소각하여 적용되지 않도록 하고, 주주 이익에 반하는 “기업가치 인하형” 적대적 인수 위협에 대해서만 독약증권을 적용한다면 독약증권은 오히려 바람직한 제도가 될 수 있음

□ 그러나 독약증권이 이런 방향으로 운영되려면 기업지배구조상 여러 가지 여건들이 갖추어져야 함.
○ 사외이사의 독립성 여부 : 경영권을 방어하고자 하는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독약증권 존속/소각에 관한 결정을 내려야 함
○ 이사들의 주식 보유 여부 : 이사들이 개인적으로 소속기업의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어 기업가치 인상형 적대적 인수 위협이 있을 경우 이를 허용할 경제적 유인이 존재해야 함.
○ 지배대주주의 존재 여부 : 보유주식으로부터의 현금흐름 뿐만 아니라 기업지배에 따른 사적편익도 향유하고 있는 지배대주주가 존재하지 않아야 함.
○ 외부기관투자자 존재 여부 : 이사들이 주주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외부에 존재해야 함
○ 시차임기제 도입 여부: 이사선임에 있어 시차임기제가 적용되지 않아야 함

□ 2004년 현재 독약증권을 도입하고 있는 S&P500 소속 285개 기업과 S&P100 소속 34개 기업들이 위와 같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이들 미국 기업들의 경우 독약증권이 남용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
○ 즉,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매우 높고, 이사들이 상당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배대주주가 거의 없고, 외부 기관투자자들의 견제가 충분해 독약증권이 남용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임.

□ 또한, S&P500 기업 중 시차임기제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의 비중은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2002년 60%에 이르던 비중은 2006년 47.6%로 줄어들었음. S&P100 기업의 경우 2002년 44.8%에서 2006년 29.2%로 줄었음.
○ 시차임기제는 기 도입된 독약증권의 소각을 어렵게 함.

3. 우리나라 100대 기업과의 비교분석

□ 미국기업에 대해 살펴본 기업지배구조상의 여러 여건들을 우리나라 기업(KRX100 소속기업)들에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미국 기업들과 비교할 때 독약증권이 남용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

□ KRX 100 기업의 경우 2006년 말 현재 사외이사 비중은 평균 50.1%이며, 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의 비중은 동일인 본인과 그 친인척을 제외할 경우 0.3%에 불과함. 또한, 지배대주주가 존재하는 회사의 비중이 75%에 이르며, 외부 기관투자자의 비중은 평균 43.3%로 미국 기업들에 비해 낮게 나타남.

□ 또한, Dyck and Zingales (2004)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배대주주의 사적편익의 크기가 평균적으로 시가총액의 1%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시가총액의 16%인 것으로 나타나 한․미간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

4. 맺음말

□ 첫째,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도입기업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독약증권을 우리나라가 굳이 허용할 이유 없음.
○ 미국에서 도입기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이유는 독약증권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압력 때문이고 이는 결국 독약증권이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임.
○ 독약증권을 도입한 기업들마저도 가급적 주주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그 내용을 수정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음.

□ 둘째,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독약증권을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굳이 허용하려면 이것이 경영진 또는 지배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악용될 여지가 없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지배구조의 여러 측면을 살펴볼 때 미국에서는 독약증권이 허용되더라도 악용될 여지가 크지 않은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음.

□ 따라서, 독약증권은 허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만약 허용한다 해도 매우 엄격한 요건을 법에서 정할 필요가 있음.

부록: 독약증권 등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에 따른 효과

□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독약증권 도입에 따른 효과를 분석한 대부분의 논문들은 독약증권의 도입이 기업 가치의 저하를 초래한다고 보고하고 있음.(Malestesta and Walkling (1988), Ryngaert (1988), Comment and Schwert (1995))

□ 독약증권을 옹호하는 측은 독약증권이 경영진의 협상력을 높여주고,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인수프리미엄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결국 인수대상기업 주주들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나, 보다 심층적인 실증분석 결과들은 독약증권에 따른 인수프리미엄 상승효과가 극히 미미하며 독약증권 도입에 따른 인수 가능성 하락효과가 독약증권 도입에 따른 인수가격 상승효과를 상쇄시키고 있음을 보여줌. (Comment and Schwert (1995), Subramaniam (2003))

□ 80년대 중반부터 도입된 미국기업들의 독약증권의 만기가 90년대 중반부터 만료되기 시작하면서 주주들은 독약증권의 만기연장에 반대하거나 독약증권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는 주주제안들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는바, 이는 결국 독약증권이 주주이익에 반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임.
○ 의결권행사 자문기관 중 가장 영향력이 큰 ISS와 CalPERS, TIAA-CREF 등 기관투자자들도 독약증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

□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2005년 말 의결권 행사지침과 그 세부기준을 마련하여 “우선주 발행이 적대적 기업인수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독약증권과 같은 경영권 방어수단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음.
 
전체: 186개 (11/13페이지)
경제개혁리포트 목록
회차 제목 작성일
2009-01 2008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업종 다각화 현황 분석 첨부파일 2009-01-06
2008-13 재벌 총수일가의 주식거래에 관한 3차 보고서 첨부파일 2008-12-10
2008-12 8.15 대기업관련자 사면결과 분석 - 사면심사위원회는 무엇을 심사했나 첨부파일 2008-10-23
2008-11 EU의 경영권 방어수단 현황 및 그 함의: 과연 EU는 경영권 방어의 천국인가 첨부파일 2008-10-12
2008-10 1986∼2006년간 200대 기업의 동태적 변화 분석: 경제력 집중 심화와 한국경제의 다이내믹스(Ⅱ) 첨부파일 2008-09-01
2008-9 삼성특검과 비상장주식 가치평가의 문제점 첨부파일 2008-06-30
2008-8 삼성특검을 돌아보다. 첨부파일 2008-06-12
2008-7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독립성 분석 첨부파일 2008-05-28
2008-6 >>  독약증권(poison pill): 우리나라에선 진짜 독 첨부파일 2008-04-30
2008-5 경제력 집중 심화와 한국경제의 다이내믹스(1): 2006년 말 기준 200대 기업의 현황 첨부파일 2008-03-26
2008-4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지배주주 일가의 지배권 강화 효과 첨부파일 2008-03-19
2008-3 재벌의 언론지배에 대한 2차 보고서-재벌의 시대,기로에 선 한국 언론 첨부파일 2008-02-29
2008-2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자회사 요건 문제점 첨부파일 2008-01-30
2008-1 [금산분리 특집 4] 삼성과 금산분리 - 삼성이 금산분리와 충돌한 사례 및 그 문제점 첨부파일 2008-01-22
2007-15 재벌 총수일가의 주식거래에 관한 2차 보고서 첨부파일 2007-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