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권 금산결합의 양상 변화 및 시사점 - 금산분리 규율체제의 재설계 필요성

작성일시: 작성일2016-04-20   

○ 본 보고서는 외환위기 이후 비은행권 금산결합의 양상 및 그 변화 추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금산분리 규율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함.

○ 금산결합의 변화 추이를 보기 위해 1987.4월~2015.4월 기간 동안 30대 민간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 현황을 살펴본 결과,

- 30대 민간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 수는 1987.4월 43개(그룹당 1.4개)에서 1997.4월 105개(그룹당 3.5개)로 급격하게 늘었으나 2010.4월에는 52개(그룹당 1.7개)로 감소함

- 금융계열사가 전체 계열사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외환위기 이전 시기에 급격히 상승했다가 외환위기 이후에는 큰 폭으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임.

-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을 거치면서 금융계열사를 많이 보유한 그룹이 해체되거나 구조조정을 위해 금융계열사를 매각한 결과 민간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 수와 비중이 크게 줄었음.

○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2002.4월부터 2015.4월까지 금융계열사의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금산결합그룹의 순위를 매긴 결과,

- 동기간 동안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생명, 현대자동차, 한국투자금융, 동부, 현대, 롯데, 태광 그룹 등의 10개 그룹(2013년 중 해체된 동양그룹을 포함하면 11개 그룹)이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형성함.

- 상위 10대 금산결합그룹의 금융계열사 자본총계는 30대 금산결합그룹 전체의 95% 정도 비중을 차지하며, 상위 5대 금산결합그룹의 금융계열사 자본총계는 30대 금산결합그룹 전체의 75% 내외의 비중을 차지함.

- 상위 금산결합그룹 중에서도 삼성그룹이 10개 그룹(또는 11개 그룹) 금융계열사 자본총계의 40% 이상을 점하여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

- 외환위기 이후 주요 금산결합그룹이 10개 정도로 축소되고, 이들 간에도 현격한 규모 차이가 확인되는 등 금산결합의 양상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 기존 5대 재벌의 경우 삼성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그룹(현대⋅대우⋅LG⋅SK)은 해체되거나 사실상 금융업에서 철수함으로써 금융지배력이 현저히 약화된 대신, 미래에셋⋅교보생명⋅한국투자금융 등의 금융전업그룹 및 한화⋅동부⋅태광 등의 중견그룹이 부상하는 양상을 보임.

○ 2002.4월~2015.4월 기간 동안 상위 10대 금산결합그룹 내 금융부문과 비금융분문의 수익성을 비교한 결과,

- 10대 금산결합그룹 내의 금융부문 ROE(9.10%)가 비금융부문 ROE(12.69%)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을 기록함. 특히 금융부문의 ROE 표준편차가 비금융부문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나 위험도는 더 큰 데 비해(high risk) 수익성은 오히려 더 낮았다(low return)고 할 수 있음.

- 특히 2010.4월~2015.4월 기간에는 거의 모든 사업연도에서 금융부문의 ROE가 더 낮게 나타남. 또한, 최근 들어 금융부문 ROE의 절대수준 자체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금산결합그룹이 수익 목적에서 금융업 진출을 재개할 유인은 크게 약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 이러한 금산결합 양상의 변화는 금산분리 규율체계를 재설계할 필요성을 제기함.

-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재벌이 금융업에 대거 진출함으로써 금산결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었고, 이에 대한 우려가 현재의 금산분리 규제체계(특히 사전적 금지 원칙에 입각한 규제체계)를 형성하는 배경이 되었음. 금산법 제24조에 따른 소유규제, 공정거래법 제11조의 의결권 제한, 금융지주회사법 및 공정거래법에 의한 (금융)지주회사 행위 규제 등이 대표적 예임.

-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한국 금융산업 전체의 성장성 및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으며, 이는 재벌이 금융업 진출을 강화할 유인을 약화시키는 배경이 됨.

- 이러한 변화는 금산분리 규율체계를 재설계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음. 즉, 금융계열사의 수나 규모가 작고 업종이 단순한 경우에는 개별 업법 상의 건전성규제와 자산운용규제 위주로 규율하면서, 지배력 남용 및 위험전이의 가능성이 큰 소수의 대형 금산결합그룹에 규제⋅감독의 역량을 집중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가능해진 것임. 이는 사전적 규제체계의 경직성을 완화함으로써 금융산업의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됨.

○ 한편, 삼성그룹의 압도적인 금융산업 지배력은 금산분리 규율체계를 재설계하는 데 딜레마로 작용함.

- 삼성그룹의 금융 지배력을 감안할 때 사전적 금지 원칙에 입각한 현행 금산분리 규제를 곧바로 완화하기는 어려움. 그러나, 현행 규제체계가 실효성 있는 금산분리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나아가 그 경직성으로 인해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비판을 무시하기도 어려움

- 이 딜레마를 푸는 것이 비은행권 금산분리 규율체계 재설계의 기본 방향이자 목표이며, 그 출발점은 금융(복합)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체계의 구축이 될 것임.

- 금융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금융그룹과 마찬가지로 모-자회사 구조의 금융전업그룹 및 다단계 교차출자 구조의 금산결합그룹(재벌)에 대해서도 통합감독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금산결합의 불법부당한 편익을 줄이고 사전적 규제장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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