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 범죄 양형분석 - 법원의 양형기준 준수 여부를 중심으로

작성일시: 작성일2013-09-25   
▣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2007년에 이어 법원의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양형 경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함
 
○ 본 보고서는 2007년 보고서와 비교를 통해 법원의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양형 태도 및 양형 사유를 분석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음
○ 특히, 2009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횡령·배임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법원이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분석함
 
▣ 분석대상 판결 및 분석방법
 
○ 분석대상 판결은 2007년 7월부터 2013년 2월 말까지 ‘특경가법’상 배임 또는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은 지배주주 및 경영진이 피고인인 사건임
○ 본 보고서의 조사대상 판결 수는 총 119건 (1심 판결 66건, 항소심 판결 53건)이며, 조사대상 사건의 피고인 수는 총 171명 (1심 판결 피고인 171명, 항소심 피고인 110명)임
 
▣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비율은 1심 43.9%, 항소심 53.4%로 높게 나타남
 
○ 이는 2007년 보고서의 1심 집행유예 선고비율 7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나, 일반 범죄의 집행유예 선고비율보다 여전히 약 10%p가량 높은 것임
○ 최근 저축은행 사태의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실제 높은 실형으로 이어진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이지만, 여전히 다른 범죄와의 양형 격차가 존재함
 
▣ 화이트칼라 범죄 중 전문경영인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비율은 1심 48.5%, 항소심 57.6%로 지배주주보다 높게 나타남
 
○ 이는 2007년 보고서의 전문경영인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비율인 1심 90% 이상, 항소심 100%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임
○ 지배주주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비율도 1심 37.7%, 항소심 47.6%로 2007년의 43.3% 및 67.3%에 비해 다소 낮아짐
○ 최근 전문경영인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기 시작한 것은 회사 및 주주의 대리인으로서의 신임의무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음
 
▣ 범죄피해 변제 및 이득액 규모에 따른 양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음
 
○ 범죄피해를 변제한 피고인의 경우 집행유예 선고비율이 확연히 높게 나타났고, 특히 1심에서 범죄피해 변제 여부가 집행유예 선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됨 (86.4% 집행유예 선고)
○ 통상적으로 범죄이득액 규모가 클수록 실형 선고비율이 증가하지만, 화이트칼라 범죄의 경우 범죄이득액 증가가 실형선고의 증가로 나타나지 않음
○ 즉, 범죄이득액 50억 미만의 경우 실형 선고율이 57.1%였으나, 50억 이상 300억 미만 구간에서는 실형 선고율이 오히려 40.7%로 16.4%p 감소함
○ 이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배주주 및 전문경영인에 대해 법원이 일반 범죄와는 다른 양형 잣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임
 
▣ 양형기준 도입에 따른 재판결과와 양형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음
 
○ 양형기준 도입에 따른 재판결과를 보면, 양형기준 시행전 항소심 집행유예 선고비율이 1심 55.0%에서 92.9%로 크게 높아졌으나, 양형기준 시행 후에는 42.4%에서 47.9%로 5.5%p 증가하는데 그침
○ 양형기준 준수 여부 확인결과, 횡령·배임액수가 높아질수록 양형기준 구간의 하한을 이탈한 경우가 크게 높은 것으로 확인됨
○ 특히 범죄이득액 300억 이상 구간에 해당하는 피고인 69명 중 41명 (59.4%)에 대해 법원이 양형기준을 이탈하여 형량을 결정했고,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피고인 대부분에 대해 양형기준 하한을 이탈하여 형량을 정한 것으로 확인됨
○ 이는 양형기준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불가능한 것이며, 범죄이득액이 큰 사건이라 하더라도 법원이 집행유예 선고를 위해 손쉽게 양형기준을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줌
 
▣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양형사유를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음
 
○ 양형사유 분석과 관련하여,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피고인들의 경우 감경요소가 적용된 경우가 207건으로 가중요소가 적용된 95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음
○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피고인의 경우 ‘사실상 압력에 의한 소극적인 범죄가담’에 따라 감경 받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음. 이는 지배주주 일가보다 전문경영인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음
○ 또, 양형기준에 정한 양형 참작사유가 아닌 ‘피고인의 연령’,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음’ 등 사유를 들어 감경한 경우가 89%나 되는 것으로 확인됨
○ 반면, 양형기준이 도입된 지 4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양형기준 자체를 설시하지 않고 선고를 내린 판결도 57건(23.3%)이나 되었음
○ 문제는 법원조직법상 법관이 형량을 정함에 있어 양형기준은 참고사항일 뿐이며, 대법원 판례도 양형기준과 상관없이 종래의 방식대로 단순히 일반적인 양형인자를 나열하는 방식의 양형이유를 기재하는 것도 무방하다고 판시한 사실임
○ 이는 대법원이 만든 양형기준을 이탈할 수 있는 방법을 법원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음
 
▣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법원은 여전히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일반 범죄보다 후한 이중의 양형 잣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음
 
○ 법원이 스스로 양형기준을 이탈할 수 있는 방법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지배주주 또는 전문경영인에 대한 법원의 온정주의적인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요원한 것이라 할 수 있음
○ 따라서 단순히 양형위원회에서 양형기준을 제정하여 권고하는 데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구속력 있는 양형기준을 마련하고, 벌금형을 적극적으로 병과하여 화이트칼라 범죄의 유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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